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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수비수 남지연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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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리우대표팀 레프트 선발
"어려운 공 하나라도 더 받을 것"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자 배구 국가대표 남지연(33·IBK기업은행)은 수비를 전문으로 하는 리베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왼쪽 공격수로 나간다.


남지연은 지난 5월 26일 대한민국배구협회가 발표한 리우올림픽 여자 배구대표팀 최종 명단에 레프트로 이름을 올렸다. 김연경(28·페네르바체), 박정아(23·IBK기업은행), 이재영(20·흥국생명)과 같은 자리다. 공격수 역할보다 상대의 스파이크를 받거나 서브리시브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56)은 "대표 선수를 열두 명 밖에 쓸 수 없어 리베로를 한 명만 두기로 했다"고 했다. 주전 선수 여섯 명 가운데 리베로는 김해란(32·KGC인삼공사)이 맡는다. 대신 남지연의 수비 실력도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김연경과 호흡을 맞출 보조 공격수 한 명이 후위에 설 때 교체로 들어가 김해란과 수비를 양분한다. 대개 20점 안팎의 세트 후반부에 코트에 선다. 경기가 접전일 때 기량이 뛰어난 수비수 두 명을 세워 공격 기회를 살리려는 포석이다.


남지연은 "리베로보다 출전 시간은 적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투입되기 때문에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된다. 수비 범위를 훨씬 넓게 잡고 어려운 공을 하나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리우올림픽 조별예선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딴 브라질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 아르헨티나, 카메룬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이 감독은 "남미나 유럽의 강팀과 비교해 힘과 높이에서 밀린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끈끈한 수비로 범실을 줄이고 상대의 서브리시브를 흔들어야 한다"고 했다. 남지연도 국내 리그에서는 하지 않았던 서브 훈련까지 해낸다. 서브라인 앞에서 살짝 뛰어올라 가볍게 공을 때리는 '플로터 서브(floater serve)'를 준비한다고 했다.


리우는 남지연이 나가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팀에서는 세터 이효희(36·도로공사) 다음으로 베테랑이다. 결혼 후 다시 얻은 기회라는 점도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8일 남편 최동문씨(36)와 백년가약을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남편의 권유에 마음을 돌렸다. 이것이 대표 선수로 올림픽에 나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남지연은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를 후회 없이 준비하라'는 남편의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출산 계획이 있는 '예비 엄마'로서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불안 요소에도 꼼꼼히 대비한다. 안전 수칙에 대한 교육을 누구보다 집중해서 듣고, 선수들이 전부 모기채를 구입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온라인 검색을 했다.


그래도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성적이다. 여자 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 우리나라 구기 종목 가운데 처음으로 시상대에 섰다. 40년 만에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 남지연은 "코트 안팎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짧은 출전이라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대표팀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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