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재 인턴기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재취업에 실패한 것을 두고 심각하게 마음 고생을 하던 대우조선 사내협력사 김모(42)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인근 술집에서 A사에 새로 취직한 김모씨와 권모씨가 만났다. 김모씨는 아직 3명의 동료들이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과 고민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튿날인 10일 일요일 오전 10시쯤 일이 없는데도 김씨는 갖고 다니던 출입증으로 대우조선 안으로 들어갔고 평소 일하던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시신은 11일 오전 8시쯤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목숨을 끊기 전 아내에게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일종의 유언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남겼다.
사건을 수사 중인 거제경찰서는 김씨가 동료들이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게 자살의 간접적인 동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거제서 관계자는 "유족과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편 결과 김씨가 자신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동료들이 취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전 회사 부팀장으로서 상당한 고민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거제에서는 베테랑 용접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6년 조선소의 한 사내협력사에서 일을 시작한 경력 10년의 용접사로 '물량팀'을 구성하거나 소속 팀원으로 일거리를 찾아다니며 용접 일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B사가 경영난으로 폐업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폐업한 B사를 떠나면서 체불임금 100%를 받고 나왔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성실히 근무했다"며 "특이한 동향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씨의 시신은 거제시 대우병원에 안치돼 있다.
김민재 인턴기자 mjlovel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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