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시티은행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외화 계좌를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날 연설을 통해 "시티은행이 1개월 이내에 정부의 외화 계좌 폐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결정을 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시티은행은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30일 이내에 중앙은행과 뱅크 오브 베네수엘라 계좌를 폐쇄한다고 통보해왔다"며 "이는 금융 봉쇄를 의미한다"고 발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엄격한 외환 규제를 도입한 2003년 이후 외환거래의 대부분을 시티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뱅크 오브 베네수엘라는 국내 최대의 국유 소매은행으로 시티은행은 이번 결정이 실제적으로 단행되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는 "시티은행이 금융 봉쇄를 한다고 우리를 막을 수 있을까. 아니다. 전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어 연설 직전 베네수엘라에서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린 개인 위생용품 업체 킴벌리 클라크를 빗대 "킴벌리가 없어도 있어도 우리는 갈 길을 간다"고 언급했다.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내 상당수의 외국 기업은 사업 철수와 축소를 단행하고 있다. 킴벌리 클라크의 경우에도 원자재 구매 불가, 외화 부족, 높은 물가상승률 등의 요인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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