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원 인턴기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최근 생필품 부족과 경제난 등의 자구책으로 민간 유통업체 대신 공공 조직을 활용해 식품 배급제를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선심성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9일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여당인 사회당을 중심으로 만성적인 기초식품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 주도 기초식품 공급에 나선다. 사회당의 하부 조직 격인 지역 생산·공급 위원회(CLAP)가 베네수엘라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70%를 구매해 이를 국민에게 직접 배급하는 방안이다.
CLAP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3월 식품 배급을 위해 신설한 조직으로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쌀과 우유, 설탕 등 기초식품을 제공해왔다.
정부가 이처럼 CLAP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은 공식 환율로 수입해 값싸게 공급하는 식품 등 생필품을 다시 인근 국가로 밀수출하거나, 암시장에서 유통해 암시장환율 간의 가격 차이에 따른 이득을 노린 범죄조직과 민간 유통업자들의 사재기가 기승을 부린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야권은 선심성 정책이라며 CLAP이 식품 공급권을 통제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차별적인 배급 시스템이라고 반발했다. 야권은 또 비생산적인 경제 시스템과 인공적인 가격 통제 등이 식품 가격 폭등과 밀수를 조장하는 원인임을 간과한 채 기본적인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유가 폭락과 내수 인플레이션으로 베네수엘라는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면서 중산층 시민들마저 거리로 내몰리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소환 투표를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180만명의 국민소환 투표 청원 서명 중 130만명의 서명이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유권자의 20%(400만명)에 해당하는 청원 서명을 추가로 확보하면 마두로 대통령의 국민 소환 투표가 실시될 전망이다.
김재원 인턴기자 iamjaewon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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