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제기에 "전혀 사실도 아닌 얘기"
문재인 전 대표의 현 정권 국민행복 실패론에는 "내가 얘기할 게 없다"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주말을 맞은 9일 국회와 서울 조계사를 돌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 대표는 당내 유력 인사인 추미애 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각기 다른 온도차를 나타내 이목을 끌었다.
이날 오후 김 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정치스쿨 수료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추 의원이 최근 자신을 향해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전혀 사실도 아닌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난 여기(더민주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에 있지도 않았다. 16대 (국회) 때 일어난 일인데 나하고 관계 없는 시절"이라고 못박았다.
또 (추 의원이) 당내 다수인 친노(친노무현)나 친문(친문재인)계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 김 대표의 탄핵 책임론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게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지"라며 웃어넘겼다.
추 의원은 지난달 정봉주 전 의원이 진행을 맡은 팟캐스트 '전국구'에 출연,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에 대해 김 대표의 발언을 문제로 삼았다. "김 대표가 '헌법재판관에게서 들은 얘기인데 분위기가 충분히 (탄핵이) 법리적으로도 이유있다'고 했다"고 말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당 안팎에선 당 대표 선거를 앞둔 추 의원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에 구애한 것이란 분석이 돌았다.
반면 김 대표는 같은 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이란 면에서 철저히 실패했다"고 한 데 대해선 "남이 얘기한 것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계속된 기자들의 질문에는 "(더 이상) 코멘트할 이유가 없다"고 회피했다.
앞서 김 대표는 청년 정치스쿨 축사에서 "세상에서 개인은 별 의미가 없을지 모르나 표가 집결되면 나라의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 선거"라고 언급했다.
또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신임 회장 취임법회에선 "국민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요즘 세태를 보면 가진 자들의 절제되지 않는 탐욕과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사회적 제도로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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