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들의 우승 뒤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특별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더욱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됩니다. 바로 한화골프단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민영입니다. 지난해 신장암 수술을 했는데요. 지난주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금호타이어여자오픈을 제패해 마침내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투병 이후 필드에 복귀한 지 딱 14개월 만입니다.
저는 국내에서 TV를 보며 응원했는데요. 우승 직후 곧바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1월 우리 골프단에 합류했고, 이미 3승이나 거둔 검증된 선수인 만큼 골프단의 기대 역시 컸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 출전했다가 복통 때문에 급히 귀국했고, 검사 결과 신장암 1기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신장암을 빨리 발견한 게 천만다행입니다. 민영이는 그로부터 2개월 후인 5월 KLPGA투어에 복귀했는데요. 당시 "스윙하면 수술 받은 부위가 불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새 팀에서 최대한 하루 빨리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과 부담감 때문에 일찍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앞섰습니다.
민영이는 수술 이후 많이 변했습니다. 골프를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를 느끼고, 치열한 경쟁보다는 대회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대다수 선수들은 해외에서 열리는 무대에서 골프장과 숙소만 오가는데요. 민영이는 마치 여행객 같다고나 해야 할까요. 현지 명소나 음식점을 자주 찾아 다녔습니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열린 달랏1200레이디스챔피언십 때는 함께 야시장을 다닌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번에도 웨이하이에서 하루 더 머물다가 월요일에야 귀국했습니다. 이번 주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을 건너뛰고 휴식을 취하는데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 단단해 보입니다. 앞으로 민영이가 만들 감동의 드라마를 기대하면서 독자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K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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