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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점령 공매도, 주가 올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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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97% vs 국내 3%…국내 기관, 주가하락 주범 부담에 공매도 위축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공매도가 많은 종목의 주가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잔고 공시제에 따라 공시된 건은 총 414건(298개 종목)으로 이 중 외국계 증권사에 의해 400건,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에 의해 14건의 공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가 전체 공매도의 96.6%에 관여한 셈이다.

사실상 외국계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 거래를 전부 담당했지만 공매도 방식으로 투자한 종목의 투자성과는 부진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3곳 이상의 증권사가 공매도한 종목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을 합쳐 총 23개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16개(69.5%)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 같은 종목을 빌려서 판 후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주가가 내려야 수익을 얻는데 공매도 종목 10개 중 7개꼴로 주가가 오른 것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7개 증권사에 의해 공매도가 이뤄진 OCI의 경우 주가가 지난달 30일 9만300원에서 이달 5일 9만4800원으로 4.9% 올랐다.


공매도 공시제로 인해 가뜩이나 비중이 높았던 외국인의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공매도 공시제 전 국내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공매도 체결규모를 살펴보면 국내 투자자가 30.47%, 외국인 투자자가 69.53%를 차지했다(주식수 기준). 하지만 공매도 잔고 공시제 도입 첫날인 지난달 30일 국내 기관의 공매도 비중은 약 3% 수준에 그쳤다(거래건수 기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적하며 공매도 주체 공개를 벼르면서 국내 기관들이 공매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관들의 공매도가 위축되면서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도 감소했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달 1일 코스피의 6.3%, 코스닥의 1.9%를 차지했지만 이달 4일 기준으로 각각 4.6%, 1%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외국계 기관만 공매도를 활용하면서 국내 기관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잔고 공시제는 사실상 공매도 금지법으로 롱숏전략을 쓰는 국내 기관 투자자의 운용 입지만 좁아졌다"며 "오히려 공매도 제한 요인을 없애 시장에 거품이 빠지고 주가가 정상가에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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