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여자오픈 최종일 4언더파 데일리베스트 1타 차 우승 "암 이겨냈어요"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차분하다. 시합 때는 더 차분해진다."
이민영2(24)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자기 소개다. 3일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시 웨이하이포인트골프&리조트(파72ㆍ6146야드)에서 끝난 금호타이어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3타 차 4위에서 출발했지만 4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를 앞세워 기어코 1타 차 역전우승(13언더파 203타)을 완성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째, 우승상금이 1억원이다.
이민영2가 바로 지난해 3월 신장암 수술을 받는 등 지독한 병마를 이겨낸 선수다. 두 달 가까이 투어를 쉬었다가 5월에서야 복귀했지만 22개 대회에서 '톱 10'에 11차례나 진입하는 일관성을 앞세워 당당하게 상금랭킹 14위를 차지했다. 9월 KLPGA챔피언십에서의 역전패가 더욱 아쉬웠던 이유다. 올해 역시 14개 대회에서 '톱 10'에 4차례 진입하며 우승권을 맴돌고 있다.
2010년 드림투어(2부 투어) 상금여왕 자격으로 2011년 투어에 합류해 2013년 11월 시즌 최종전 포스코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간판스타로 떠올랐고, 2014년에는 4월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이어 10월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해 '2승 챔프'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원정길'을 통해 최근 2년간 무관의 설움을 시원하게 털어낸 셈이다.
이날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었다. 특히 3~5번홀에서 3연속버디를 쓸어 담는 초반스퍼트가 돋보였다. 장하나(24ㆍBC카드)와 펑샨산이 주춤한 사이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을 접수했고, 9번홀(파4)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 13번홀(파3)에서 티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로 날아가면서 보기를 범했지만 14번홀(파4) 버디로 곧바로 만회하는 위기관리능력까지 과시했다. 막판 16번홀(파5) 버디와 17번홀(파3)보기를 맞바꿨다.
이민영2는 "방어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내 스타일과 코스 궁합이 딱 맞았다"며 "너무 우승이 하고 싶었다"고 환호했다. "체력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암을 극복한 뒤 식습관 개선은 물론 주기적인 운동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치로 나타나는 목표보다는 오래 투어생활을 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소개했다.
펑샨산이 막판까지 추격전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버디 5개를 솎아냈지만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에 그쳐 2위(12언더파 204타)에 만족했다. 박유나(29)가 3위(9언더파 207타)다. 기대를 모았던 장하나는 반면 6개의 보기(버디 1개)를 쏟아내며 5오버파로 속절없이 무너져 4위(7언더파 209타)로 밀렸다. 'E1채리티오픈 챔프' 배선우(22ㆍ삼천리) 역시 7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6위(4언더파 212타)에서 입맛을 다셨다.
웨이하이(중국)=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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