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과 인공지능 기술 '쉽게', 무인 시스템에 로봇 캐디 '편하게'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이보다 편하고 쉬울 수는 없다."
미래의 골프 이야기다. 골프는 사실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다. IT와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달로 손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 일단 연습장에 갈 필요가 없다. VR(virtual-realityㆍ가상현실) 헤드셋만 쓰면 세계 최고의 사이버 교습가가 등장해 기초부터 고급 기술까지 모든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냥 따라만 해도 몸이 기억해 필드에서 '굿 샷'을 연출한다.
골프장에 가는 길부터 쉽다. 원격조정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를 타고 자동 운전으로 골프장까지 이동한다. 장시간 운전에 따른 '운전 핸드캡'을 달라는 골퍼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골프장에 도착해서도 직원들을 만날 일이 없다. 골프장 체크인과 체크아웃, 라커 배정 등 모두 무인시스템이 가동된다. 식당과 그늘집에서는 자판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캐디는 필요 없다. 홀까지의 거리 정보와 공략법, 위험지역 알림, 긴급 호출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탑재한 카트가 대기한다. 추가 비용을 낸다면 '로봇 캐디'를 사용할 수 있다. 동반자가 없다면 골프장에서 자신의 성격과 스타일에 딱 맞는 골퍼들을 매칭시켜 준다. 사람이 피곤하다면 레슨 기능까지 탑재한 로봇이 있다. 헤드 스피드 130마일의 선수급 골퍼다.
'유리 멘털'이 걱정인 골퍼에게는 또 다른 희소식이 있다. 정신력 강화 기능이 탑재된 헤드밴드를 착용하면 끝이다. 악조건 속에서 평상시와 같은 '프리 샷 루틴'을 유지시켜 준다.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골프공 생산업체에게는 로스트볼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게 '비보'다. 골프공 속에 '볼 찾기 장치(a ball-finder device)'를 삽입한 제품 때문이다. 홀 상황 기능이 장착된 시계에서 자신의 공위치를 금방 알 수 있다.
골프장은 디봇이 없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특수 잔디에 신개념 발육 시스템을 도입해 하루면 최상의 상태로 회복된다. 경기 관람도 같은 맥락이다. VR 기술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메이저대회를 안방에서 편안하게 관전할 수 있다. 티켓을 구매할 수도 없다는 '명인열전' 마스터스도 마찬가지다. 조던 스피스(미국)의 플레이가 보고 싶다면 특정 플레이어 버튼만 누르면 된다. 물론 그래서 골프가 재미없어질 수도 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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