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지난해 9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중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잇달아 회동하고 양국의 경제ㆍ정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회동에서 중러 관계를 압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묘사하면서 "양국간 이익 균형을 탐색하고 상호이익을 존중하는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다섯 번 만났다고 언급하면서 최고 지도자 사이의 이런 잦은 교감은 양국관계의 버팀목이 된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주석을 만나 에너지와 고속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을 가속하는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항공ㆍ우주 분야 협력과 관련한 장거리 여객기와 민간용 헬기 공동 개발 및 생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지방도시 카잔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교역 규모를 늘리고 러시아가 추진 중인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 '유라시아경제연합'(EEU)과 중국이 속도를 내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구상 간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는 문제도 거론될 예정이다.
한반도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질 예정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핵 문제 뿐 아니라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 주석과 푸틴은 이틀 전인 지난 23일에서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도 양자협력 강화, 국제현안에 대한 공조 강화 등에서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의 연쇄 회동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대결 위기가 높아지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중·러가 다시 한 번 '안보 공조모드'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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