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충격] '롤러코스터' 원·달러 환율…하루새 30원 오른 이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위험회피심리 강해져 안전자산인 달러·엔화 강세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최종 확정되면서 전 세계 환율에도 큰 변동성을 가져왔다.

투표 당일 원·달러 환율은 1140원선까지 떨어졌다가 순식간에 118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일본 엔화는 달러당 99엔대를 기록해 2년 7개월 만에 100엔선 아래로 내려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대폭 확대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로 인해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가 시장에 강해졌다.

◆하루새 30원 올라…일중변동폭 4년 9개월만에 최대 = 24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보다 29.7원 오른 1179.9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2원 내린 1150.0원에 출발하며 관망세를 보였다. 장 초반 영국의 EU 잔류가 우세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1147원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결과 탈퇴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순식간에 1180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이날 오후 12시47분에는 1180.15원을 기록, 일중 변동폭이 3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30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9월23일(46.0원) 이후 처음이다. 이후 일중 변동폭이 20원 이상을 넘나든 경우는 있었지만 30원 이상을 넘어선 적은 없다.

1180원을 뚫었던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일보다 20원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장 마감에 앞서 BBC를 비롯한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EU 탈퇴진영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고 결국 1170원선을 유지하며 장을 마무리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안전자산 찾는 투자자들 = 브렉시트가 최종 결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인 원화를 피하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대신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강해진다.

일본 엔화도 마찬가지다. 엔화는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에 영국의 EU탈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엔화를 사들였다.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된 탓이다. 이날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99엔선을 기록하며 2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베 신조 정권은 막대한 양의 돈을 풀며 엔저를 유지해왔는데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엔화 가치가 치솟아버렸다. 4년간 떨어트려놓은 엔화가치가 4시간 만에 폭등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브렉시트가 최종 결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미국이 올해 중 금리를 1~2차례 인상하기로 밝힌 데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대폭 흔들어놓는 기폭제가 됐다. 브렉시트로 영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투자 및 소비심리도 악화돼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브렉시트로) 아무래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특히 유럽연합(EU)이 영국 탈퇴로 당분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로 우리나라의 주식자금을 빠져나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