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손실 6억7000만달러…적자전환
스마트폰 판매 부진…분기 50만대 판매
소프트웨어·서비스, 新먹거리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블랙베리가 극심한 영업 부진에 빠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사업 대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블랙베리는 회계연도 2017년 1분기(2~5월) 영업 손실이 6억7000만달러(약 7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800만달러(약 780억원) 이익으로 이번 분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4억2400만달러(약 4900억원)를 기록했다. 블랙베리 측은 자산 감손 처리 5억달러(약 5700억원)와 재고 손실처리 4100만달러(약 470억원)가 영업적자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베리의 현금 및 자산보유액은 25억달러(약 2조8600억원)다.
블랙베리의 이번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0만대로 스마트폰 부문 손실은 2100만달러(약 240억원)에 달했다.
블랙베리는 2000년대 중반 특유의 쿼티(QWERTY) 방식의 자판을 스마트폰에 탑재해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면서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오바마 폰'으로 불렸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등 경쟁 제품에 밀려 2000년대 후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안드로이드용 블랙베리 '프리브'는 글로벌 판매량이 60만대에 그쳤다.
반면 블랙베리는 블랙베리 허브, 블랙베리 레이더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솔루션은 블랙베리 레이더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3300여개의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이번 분기 소프트웨어 매출이 74%를 차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편 블랙베리는 올해 안드로이드 기반의 물리적 자판과 터치를 모두 지원하는 스마트폰 1종과 풀 터치 스마트폰 1종을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두 제품의 코드명은 '로마(Rome)'와 '함부르크(Hamburg)'로 500달러(약 57만원) 이하 중저가 제품이다.
지난달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제조회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에도 스마트폰 제조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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