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브렉시트가 이뤄진다면 국제사회에서 영국은 가장 편협하면서도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국가로 낙인찍힐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21일(현지시간)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그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통해 브렉시트 찬성자들 혹은 이민자 정책에 대한 극단적인 경고에 나서는 이들에 대해 "날이 갈수록 좁은 식견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이민자 정책에 대해 항상 토론하고 얘기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로 온 사람들, 우리나라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이슈는 항상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이 "지구상에서 다양한 종교, 민족, 기회가 공존하는 가장 성공적인 국가"라며 브렉시트의 현실화는 "우리 스스로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캐머런 총리는 "영국 국민들이 유럽연합(EU) 잔류를 선택한다면 즉각적인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에 따른) 잔류 배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렉시트 투표가 끝난 24일에는 기업과 투자자들, 일자리 창출자들은 '영국이 (잔류) 결정을 내렸다. 영국으로 돌아가자. 그곳은 비즈니스를 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니 고용과 기회를 창출하자'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장년층에게 "아이들과 손주들의 꿈과 희망을 생각해봐라"라며 호소했다.
그는 "브렉시트로 결정되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결정이 미래의 영국인들이 책임져야할 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캐머런 총리는 자신이 속한 보수당 일부 의원들이 잔류 쪽이 가까스로 승리할 경우 계속해서 브렉시트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번 국민투표로 이 문제(브렉시트)는 끝내야 한다"고 일축했다.
캐머런 총리는 만약 브렉시트 찬성으로 결론이 난다면 리스본 조약의 제 50 조를 활성화해 EU와 출구의 협상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보수당 정권의 마이클 고브 법무부 장관 등이 브렉시트를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인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캐머런 총리는 투표에 대한 승리를 확신하며 영국 내 1200여개 기업 리더들이 브렉시트가 "경제를 불확실하게 만들 것이며 고용에도 위협이 된다"고 서명한 서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좀 더 많은 기업들이 결정에 따르지 않은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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