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여파로 사업 계획에 차질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롯데그룹의 사업계획이 검찰 수사 여파로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내세운 ‘투명경영’의 첫 걸음인 호텔롯데 상장 계획,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 인수계획, 일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 취소 등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월드타워 완공일정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 대상 설명회(IM)가 올해는 개최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투자자대상 설명회는 롯데그룹에서 연례 행사처럼 진행해오던 행사로, 신 회장과 주요 임원들이 지난 1년간 경영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IM은 신 회장 및 그룹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한해동안 그룹의 경영 성과를 일본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며 “올해는 개최되기 힘들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롯데그룹 사업계획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철회신고서를 통해 “당사에 대한 최근 대외 현안과 관련,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대표주관회사 동의하에 잔여일정을 취소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로, 이후 계획된 계열사 상장은 물론 지배구조 개편작업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마련될 1조7930억원 규모의 재원도 증발했다.
같은날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 인수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성사되지 않아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철회 이유로 "인수 경쟁이 과열된 데다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국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더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하지만 인수 계획 철회와는 별개로 액시올과의 합작사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로 예정된 롯데월드타워 완공 일정도 장담할 수 없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를 총괄해온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제조, 판매한 데 책임을 지고 구속되면서 사업부 전반의 의사결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물산측은 가급적 계획대로 일정을 추진해 완공일정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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