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진영에 8억89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했던 미국 보수 진영의 큰 손 데이비드·찰스 코흐 형제가 내달 공화당 전당대회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통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제가 운영하는 코흐 인더스트리스의 케네스 스페인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코흐 부사장은 물론 그의 형인 찰스 코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를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코흐 부사장은 2012년 대선에서는 플로리다 템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100만달러를 지원했다.
스페인 대변인은 공화당 전당대회를 지원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트럼프 때문은 아니라며 이번 결정은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결정되기 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데이비드 코흐 부사장이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 재벌인 코흐 형제는 지난해 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진영에 8억8900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공화당 후보 중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공화당 경선이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의 대결로 압축되자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더 나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코흐 형제의 입장이 공개된 후 트럼프는 "좋은 점은 내가 그들 형제의 돈이나 지지를 필요치 않는다는 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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