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공영주차장 건물에 문화예술창작소도 함께 마련...지역 문화 꽃 피울 것 기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동네 이태원. ‘서울은 몰라도 이태원은 안다’고 할 만큼 외국인들에게는 익숙한 것이 이태원 문화다. 많은 외국인이 몰려드는 이태원은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됐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동네였다.
지금의 이태원을 있게 한 데는 예술인들의 노력이 컸다. 2000년대부터 우사단을 중심으로 젊은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 안의 이방인 동네’ 이태원은 소위 ‘뜨는 동네’가 된 것. 여기에 용산구청 청사가 이태원으로 이전해오고 매년 이태원지구촌축제도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이태원은 연간 2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1000만여명의 내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이태원에 활력을 더한 젊은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남동 공영주차장을 건립하면서 이들을 위한 공간인 문화예술창작소도 함께 마련,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성 구청장은 “한남동 공영주차장 건립은 주차장이지만 다른 주차장과는 다르게 ‘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주차장’이 돼야 한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했다”며 “주차장에 자동차만 세울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 곳에는 젊은 예술인들이 꿈을 키워갈 용산문화예술창작소에서부터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한남동 공영주차장 2층에 자리 잡은 문화예술창작소에는 현재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MPO), 연극패 청년, 푸른잎 스튜디오가 입주했다. 2003년 창단된 MPO는 창작소에서 클래식 문화강좌 및 청소년 악기강좌 등을 운영, 주기적으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극패 청년은 시니어 연극단을 운영하고 연 1회 이상 연극 공연을 펼치는 등 지역의 연극 대중화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푸른잎 스튜디오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사진 강좌를 운영하게 된다.
구는 주민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우나 호응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오케스트라, 연극, 영상제작 부문에서 전문가 집단을 모집한 바 있다. ▲창작소 입주 필요성 및 공익성 ▲활동계획의 실현 타당성 ▲예술창작활동 실적 ▲예술적 성장가능성을 기준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3곳을 선정했다.
구는 예술단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대관료도 최소한의 실비만 부과하기로 했으며, 각 단체들은 구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청 주관 행사 시 재능기부 공연을 제공하기로 했다.
구와 단체가 상생하는 방안을 찾은 것. 입주기간은 1년이며 향후 창작소 내부 평가를 통해 성과가 우수한 단체는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성장현 구청장은 “문화예술창작소가 젊은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문화 균형발전과 문화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기회를 확대, 일상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는 전문가 집단과 지역주민 3자가 함께하는 창작소 운영위원회를 통해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 문화예술창작소는 344.93㎡ 규모로 창작실(3실)과 공동 연습공간(170.05㎡), 대기실, 사무실 등을 갖추었다.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며 비는 시간에는 일반에 시설 대관도 이뤄진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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