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등 비밀회동서 초안 마련…피델리티 사인 않기로
[아시아경제 뉴욕 황준호 특파원]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과 주주 권익 확대를 위해 추진되던 미국 금융가 큰 손들의 비밀 모임이 성과 없이 끝날 처지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 자산운용사 수뇌부들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비밀 회동을 통해 12장 정도되는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을 주축으로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애비게일 존슨 피델리티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은 지난해 8월부터 투자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비정기적 비밀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주주들의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면서 주주와 기업간의 불협화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모였다. 논의는 월가에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GE, GM, 버라이즌 등 미국 대기업들도 비밀 회동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논의 결과를 반영해 기업의 장기 투자를 촉진하면서도 대형 주주들이 지켜야 할 원칙들을 담은 초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종 마무리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존슨 피델리티 CEO가 돌연 초안에 사인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피델리티 측은 "각 회사에는 각자의 원칙이 있다"며 "피델리티는 오랜 기간 업데이트해 온 의결권 행사 기준이 있다"고만 밝혔다. 보스턴 소재 웰링턴 자산운용도 이번 원칙 제정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피델리티의 자산 규모는 2조2000억달러(2535조원) 정도 이며 웰링턴은 9430억달러(1086조원)다. 두 회사 모두 미국기업들의 핵심 주주로 손꼽힌다. 주요 자산운용사의 통합된 행보로 주주 권익 개선 및 기업 장기 투자 확대라는 대명제를 실현하려는 계획도 두 자산운용사의 이탈로 덩달아 힘이 빠져버린 셈이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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