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별안간 오른 주가에 코스닥 한 상장사의 오너일가도 지분을 팔아 개미(개인투자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경남에 위치한 조선ㆍ해양용 배관 전문 생산업체 동방선기의 이야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성호 동방선기 회장의 자녀 김운하씨는 지난달 24일 가지고 있던 회사 주식 30만주 중 15만5000주를 팔았다. 주당 매도단가는 5968원이었다. 김 회장의 9세 손녀 김가현양도 이튿날 지분 2649주 전량을 주당 4800원에 정리했다. 특별관계인으로 있는 임원 최재녕씨 역시 1만37주 전부를 주당 5820원에 처분해 5800만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대주주 가족과 임원이라도 주식을 팔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불편한 것은 매도 시점이다. 동방선기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간 81.48% 올랐다. 27일에는 52주 신고가인 6760원으로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한주 전 3000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며칠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에 동방선기는 5월 넷째 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상승폭이 컸던 종목으로 꼽혔다.
영남권 '신공항' 이슈가 주가를 급등시켰다. 동방선기는 신공항 후보지 중 한 곳인 가덕도가 창원시 진해구 소재 본사와 가깝다는 이유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달 25일에 영국의 항공분야 컨설팅 전문기관이 '부산신공항 운영 및 입지분석 연구' 결과로 가덕도에 72점, 밀양에 42점을 매기면서 가덕도로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동방선기는 "최근 주가급등과 관련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테마로 떴으니 이유가 있을리 없었다. 다만 사측은 "경영효율성증대 및 수익구조개선을 목적으로 주요종속회사인 주식회사 동방조선과 합병을 검토 하고 있지만 미확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 주가가 급등한 사이 회사 차원에서도 지분 매도 결정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동방선기는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2억3800만원 규모의 자사주 3만9719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주가 급등을 기회로 삼아 재무구조 개선과 차익실현 등을 노린 행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흔히 오르는 종목이 아닌데 테마로 단기 급등하자 이를 유동성 확보의 계기로 삼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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