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기름 값이 계속 오르면서 리터(ℓ)당 6위안대로 올라섰다. 우리 돈으로 1100원 안팎이다.
중국 관영 중국망(中國網)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25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각각 톤(t)당 210위안, 200위안 인상했다.
이로써 전국 평균 휘발유 값은 ℓ당 0.16~0.17위안, 경유 값은 0.17위안 상승했다. 이는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92호 휘발유는 ℓ당 5.96위안으로, 95호 휘발유는 6.33위안으로 각각 0.16위안, 0.17위안 올랐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26일과 이달 11일에 이어 세 번 연속 기름 값을 인상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한달 새 누적 상승폭은 t당 500위안에 육박한다.
중국망은 이번 인상 조치로 연료통 50ℓ짜리 일반 승용차에 92호 휘발유를 가득 채우려면 이전보다 8위안이 더 들 것으로 추산했다.
경유 차량 보유자의 부담은 더 크다. 컨설팅 기관 줘촹(卓創)의 류신장(劉新章) 분석가는 "디젤을 사용하는 8t급 이상 대형 운송차가 100km를 주행하기 위해서는 38ℓ를 필요로 하는데 한 달에 1만km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0호 경유 값이 ℓ당 0.17위안 상승했으니 추가 소모 비용은 323위안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기름 값도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줘촹의 친원핑(秦文平) 분석가는 "국제유가의 단기간 상승은 추세적인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 중국 기름 값도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발개위는 내달 8일 24시를 기해 유류 제품 가격을 또 한 차례 조정한다. 중국망은 발개위가 4번 연속 기름 값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 때 50.21달러까지 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49.53달러로, 5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중국의 기름 값 조정은 발개위가 전담한다. 발개위는 배럴당 130달러의 상한선과 40달러의 하한선을 두고 국내 유류 제품별로 가격을 조정한다. 휘발유와 경유는 가격 조정 폭이 t당 50위안을 넘지 않을 경우에는 조정을 하지 않고 다음 조정에 누적 혹은 상쇄한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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