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 행사…"법안 위헌소지"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노태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상시 청문회' 개최를 가능하게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통해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절차가 마무리된다.

거부권은 국회가 의결해 보낸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대통령이 해당 법률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다.

정부는 재의요구 배경에 대해 "국회법 개정안에서 정한 '소관 현안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는 헌법의 근거 없이 행정부와 사법부 등에 대한 새로운 통제 수단을 신설한 것이어서 권력분립, 그리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법 개정안의 제안 이유서를 보면 국회의 국정 통제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소관 현안 조사 청문회'는 국정조사와 동일한 강제성을 가지면서 그 범위는 확대됐고, 개최요건도 대폭 완화돼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국정조사 제도를 형해화 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회법 개정안은 안건의 중요성 여부와 관계 없이 상시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고, 청문회의 자료와 증언 요구로 관계 공무원 또는 기업인들까지 소환될 수 있어 행정부 등에는 심각한 업무 차질을, 기업에는 과중한 비용 부담과 비능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통과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지난해 6월25일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두 번째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헌정사상 66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