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권거래소, 내달 선보일 예정…위안화 변동 위험 줄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달러 지수에 대응하는 중국의 위안화 지수가 내달 나온다.
홍콩증권거래소가 톰슨 로이터와 손잡고 주요 통화에 대한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를 반영한 위안화 지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안화 지수는 달러, 유로, 엔, 호주달러 등에 대한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를 반영할 예정이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위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의 6개 통화에 대한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지수는 1973년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가 만들었다. 달러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달러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반영했고 투자자들은 달러 지수를 통해 급격한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위안화 지수 역시 투자자들의 위안화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더들은 위안화 지수를 기반으로 통화쌍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남길 수도 있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매일 고시환율을 발표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을 제한하고 있다. 역외 시장에서는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된다. 하지만 역내 위안화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고 이는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위안화 지수가 출시되면 위안화의 역외 거래도 활성화돼 위안화 국제화에도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이번달에 위안화 선물거래를 시작할 계획인데 위안화 지수를 통해 위안화를 포함한 통화쌍 거래가 늘기를 바라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의 찰스 리 최고경영자(CEO)는 위안화 지수는 중국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커다란 거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리 CEO는 "위안화 지수를 내놓고 당국 승인을 받으면 위안화 지수 선물과 옵션 상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교통은행의 패트릭 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으로 위안화 거래가 늘고 있는만큼 위안화 지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나 아시아 통화와 탈동조화되고 있다"라며 "점점 더 많은 트레이더들이 위안화 지수의 바스켓 통화 중 하나인 유로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지 않아 달러나 아시아 통화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정도에 그쳤지만 점점 더 유로화 등 다른 글로벌 통화와의 연계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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