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앤델루카서 '4라운드 징크스' 극복 출사표, 한국은 강성훈과 김민휘 노승열 출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다시 한 번 고향 텍사스에서 '2승 사냥'에 나선다.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는 시점이다. 2주 전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 '컷 오프'의 수모에 이어 지난주 AT&T바이런넬슨에서는 공동 2위로 출발한 최종 4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무너져 우승은커녕 공동 18위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4라운드 징크스'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스터스 최종일 '12번홀의 악몽'이 출발점이다. 첫날부터 리더보드 상단을 독점해 2연패를 예약했다가 파3의 12번홀에서 두 차례나 공을 물에 빠뜨리는 어이없는 실수로 무려 7타를 쳐 다 잡았던 우승을 날렸다. 현지에서는 "1931년 12번홀 자리에서 아메리칸 인디언의 무덤이 발견됐다"는 일화로 더욱 화제가 됐다. "인디언의 영혼 때문에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전설이다.
스피스는 실제 한 달간 투어를 떠나 바하마 여행길에 나서는 등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애를 썼고, AT&T바이런넬슨을 앞두고서는 스윙코치 카메론 맥코믹을 호출해 스윙 플레인을 점검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였다. "셋업을 하면 웬지 불안하다"며 "빨리 스윙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3라운드까지 2위를 지켜 다행히 효과가 나타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종 4라운드에서 다시 4오버파의 난조를 보여 막판 멘털이 무너지는 현상이 재현됐다. 스피스는 그래도 "일단 스윙감이 제법 돌아왔다"며 "다음 대회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26일 밤(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골프장(파70ㆍ7204야드)에서 열리는 딘앤델루카인비테이셔널(총상금 670만 달러)이 바로 경기력을 입증할 무대다.
그동안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로 치러졌다가 올해 타이틀스폰서가 바뀌면서 새로운 대회 명이 붙은 무대다. 스피스에게는 지난해 최종일 5언더파를 몰아치며 준우승을 차지한 짜릿한 기억이 반갑다. 디펜딩챔프 크리스 커크(미국)는 이 대회 역사상 세번째 타이틀방어를 꿈꾸고 있고, 매트 쿠차(미국)가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더플레이어스 공동 3위, AT&T바이런넬슨 3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승 챔프' 애덤 스콧(호주)이 복병이다. 2014년 우승 경험도 있다. 스콧이 당시 이 대회 우승으로 '텍사스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사연이 재미있다. 텍사스오픈과 셸휴스턴오픈, 바이런넬슨까지 텍사스주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일궈내는 진기록이다. 한국은 강성훈(29)과 김시우(21ㆍCJ오쇼핑),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 등 루키군단이 출격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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