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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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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사건 공론화 이후 유해성 은폐 의혹을 겨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24일 증거위조 및 수뢰후 부정처사 등 혐의로 서울대 조모 교수(57)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 독성학 전문가인 조 교수는 옥시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유해성 실험에 앞서 부정한 청탁과 함께 뇌물을 약속받고, 이후 옥시 입맛에 맞춘 실험 결과 보고서를 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옥시는 2011년 조 교수 연구팀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했고, 조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보고서를 옥시에 써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 교수가 본격 실험에 착수하기 전 옥시가 자문료 명목 1200만원 지급 약속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며, 피해자들의 폐질환은 다른 원인에서 비롯됐음을 밝혀주고, 질병관리본부의 실험을 비판해달라'는 취지의 주문을 전달한 단서를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서울대로 지급된 실험 연구용역비 2억5000만원 외에 조 교수가 챙긴 1200만원의 성격을 ‘뇌물’로 판단했다. 또 조 교수가 옥시에 제출한 보고서는 실제 실험 결과를 왜곡·조작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옥시 측의 실험 결과 조작을 주문한 의뢰인은 거라브 제인 전 대표(47)로 지목됐다. 특히 영국 본사도 당시 조 교수 연구팀의 연구용역 수행 과정을 보고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검찰은 싱가포르에 체류 중으로 알려진 거라브 전 제인 대표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검찰은 그가 변호인 선임 등 조사에 응할 준비를 마치는 대로 국내로 불러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공론화 이후 조직적으로 유해성 은폐에 나선 의혹을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조 교수 실험실이 연구용역과 무관하게 대학 산학협력단에 물품대금 명목 5600여만원을 청구한 부분은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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