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행각' 의붓딸 상습학대 징역 1년 확정…물고문에 알몸상태로 내쫓기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현대판 콩쥐팥쥐전'과 다름없는 엽기행각을 벌인 40대 계모 A씨가 의붓딸을 상습 학대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았다.
A씨는 2010년 남편과 결혼했다. 중국 국적이던 A씨는 결혼과 함께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A씨 집에는 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낳은 초등학생 B양이 있었다. 또 A씨와 남편 사이에서 낳은 C양도 함께 살았다. A씨의 의붓딸 학대는 결혼 이듬해부터 본격화됐다.
A씨는 2011년 B양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는 엄마한테 대들지 않겠습니다"라고 쓴 스케치북을 들고 1시간 동안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들고 있게 했다. A씨의 의붓딸 학대 행위는 점입가경이었다.
A씨는 B양의 머리채를 잡고 욕조 속에 넣고 빼고를 15회 정도 반복한 뒤 알몸 상태로 집 밖으로 내쫓기도 했다. B양에게 자살하라고 한 뒤 몸을 난간 밖으로 던지려 한 일도 있었다.
A씨는 B양이 발표연습을 하는데 시끄럽다는 이유로 입술을 빨래집개로 집고, 입을 '청 테이프'로 막기도 했다.
B양에게 성인잡지를 보여주고 성행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B양의 문제집에 B양 얼굴 사진을 붙인 뒤 찢어버리기도 했다. A씨는 B양 눈을 감으라고 한 뒤 '칠판펜'을 이용해 얼굴을 검게 칠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상습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없다"면서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B양이 작성한 일기에 주목했다. 항소심은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학대를 받을 무렵 일기를 작성했다"면서 "일기장 기재내용에 의하면 평소 피해자를 빈번하게 학대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은 "피해자는 심리치료를 받았는데 아동학대에 대한 분노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상황으로서 학대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이 이대로 가정으로 복귀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판결 이유를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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