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정진석 원내대표는 12일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하면서 당 혁신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당 원로인 고문들은 비대위 및 혁신위의 '투 트랙' 운영이나 탈당파의 복당 문제 등을 놓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오찬 후 언론과의 통화에서 "계파싸움 때문에 선거에서 망했는데, 비대위와 혁신위 사이에 또 알력이 생기면 어떡하느냐"며 우려했다고 전했다.
특히 박 전 의장은 "정치에는 '편작'이 없다. 우리가 명색이 집권 여당인데 인재가 없다고 외부에서 구해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혁신위원장 외부영입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편작(編鵲)은 중국 전국시대의 전설적인 명의다. 외부에서 누구를 데려와도 모든 병을 고칠 수 없는 만큼, 당의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출신 인사가 혁신을 주도하는 게 타당하다는 취지다.
김중위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변화도 안 할 것이고, 변화시킬 수도 없을 텐데, 거기만 매달리지 말고 당이 독자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읽고 혁신해야 한다"며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하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에선 유승민ㆍ윤상현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을 당장에라도 일괄복당시켜야 한다는 고문들이 많았다고 박 전 의장과 유준상 고문 등이 전했다.
서정화 고문은 "7명 전원을 빨리 복당시켜야지 왜 질질 끄느냐"고 했고, 김중위 고문은 "다 공천이 잘못돼서 탈당한 것 아니냐"면서도 "원 구성 협상이 시작돼 복당타이밍을 놓쳤다"고 질타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당장은 조금 곤란하고, 시기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적절한시기에 할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9일 "20대 국회 원(院) 구성 전에 탈당파 복당은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몇몇 고문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을 두고 "전당대회에 나서거나 주요 당직을 맡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며, "징계하거나 탈당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고문들의 지적에 "저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고문님들 생각과 제 생각이 같다"고 수긍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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