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에서도 '모바일 올인' 전략을 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8일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영상·문화 전시회인 '국제사진영상전시회(P&I)'에 불참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이어진 불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는 2014년 12월 출시된 'NX1', 지난해 2월 출시된 'NX500'을 끝으로 디지털카메라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P&I에서 소개할 신제품이나 디지털카메라 사업 관련 비전 등이 없어 전시회에 참가하는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카메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철수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던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은 대부분 캐논의 미러리스 제품군이 가져간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시장은 소니와 캐논의 양강 구도가 구축됐다.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의 카메라 사업 철수는 기정사실화돼 있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방향성은 '모바일 올인'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말 국내 출시된 '기어 360'과 같은 360 카메라다. 이는 기존의 미러리스, DSLR와 같은 전문 카메라 영역에서는 벗어나 있으나, 360도 영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카메라다. 180도 범위를 광각 촬영할 수 있는 두 개의 195도 어안렌즈로 찍은 영상을 하나로 합쳐 수평과 수직 방향 모두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지난달 말 국내에서 39만9300원에 출시, 여행 애호가와 야외 활동을 즐기는 젊은층 등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다음 달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에도 출시함과 동시에 추가 제품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이끄는 모바일 생태계와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상현실(VR) 생태계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교집합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공을 들이는 분야다.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 인핸싱 팀이 주관해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당분간 미러리스 등 디지털카메라 새 제품에 대한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NX 브랜드를 앞세워 이름을 떨치던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시장의 판도도 소니·캐논 양강 구도로 급변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기어 360과 같이 모바일과 VR 산업을 연계하는 새 먹거리에서 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카메라군 개발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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