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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뜨니 도시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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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에어로트로폴리스' 개발 열풍…공항+거대도시, 21세기 새 트렌드

비행기 뜨니 도시도 뜬다 정저우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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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아시아 국가들이 공항을 경제성장의 필수 인프라로 간주하고 이른바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ㆍ공항기반도시)' 건설에 속속 나서고 있다. 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에어로트로폴리스가 새로운 도시개발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에어로트로폴리스란 에어포트(airportㆍ공항)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ㆍ거대 도시)의 합성어로 공항 근처에 도시 시설이 집약적으로 배치된 것을 말한다.


에어로트로폴리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케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의 존 카사르다 교수가 2011년 펴낸 저서 '에어로트로폴리스: 곧 다가올 삶의 방식'에서 처음 소개한 개념이다.

카사르다 교수는 "18세기에 항구가, 19세기에 철로가, 20세기에 간선도로가 그랬듯 21세기에는 공항이 기업 입지와 도시개발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도시ㆍ국가 간 거리는 무의미하다. 활발한 전자상거래 덕에 인간과 대규모 물화가 더 넓은 공간까지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한다. 기업이 활동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려면 공항 인근에 자리잡아야 유리하다. 현재 세계 교역 가치의 33%가 항공편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건설 컨설팅 업체 애트킨스아시아퍼시픽의 마티아스 바우어 도시설계실장은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기업이 공항 옆에 자리잡으면 고속도로ㆍ전철 등 관련 인프라 덕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항을 둘러싼 동ㆍ서양의 관점에 차이가 있다. 바우어 실장은 "동양, 그 중에서 특히 중국의 경우 공항을 경제 성공에 꼭 필요한 인프라로 간주하는 반면 서양은 환경에 위협적인 존재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곳곳에서 60개 이상의 공항이 신축되고 있다. 이들 공항 가운데 일부는 에어로트로폴리스로 개발되고 있다.


정저우신정(鄭州新鄭)국제공항 중심의 정저우공항경제종합실험구는 개발 6년만인 지금 중국 제2의 자유무역구(FTZ)로 성장해 연간 수출입 규모가 58억달러(약 6조702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이곳은 단일 지역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지다. 애플 아이폰의 80%가 여기서 생산된다.


상하이훙차오(上海虹橋)국제공항 지역도 에어로트로폴리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상하이훙차오 지역은 공항을 중심으로 고속철도, 신흥 경제 구역, 대형 전시ㆍ컨벤션 센터가 서로 인접한 가운데 지하철 노선과 연결돼 있다.


한국의 송도, 두바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 대만의 타오위안(桃園), 필리핀의 클라크 공항 지역에서도 공항은 단순한 물류허브가 아닌 경제성장의 촉매제로 기능하고 있다.


요즘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공항 주변에 새로운 도시, 경제특구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바우어 실장은 "중국에서 건설업체든 지방정부든 랜드마크 빌딩, 인프라, 교통시설 등 개발할 게 어디 없는지 계속 찾고 있다"며 "공항만 있으면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항 자체가 멋진 랜드마크인데다 주변에 교통 인프라를 건설하면 호텔ㆍ사무실ㆍ물류센터까지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에어로트로폴리스 건설에는 어마어마한 자금 못지않게 강력한 정치적 의지도 필요하다. 아시아에서 에어로트로폴리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것은 일부 정권의 강력한 정치적 의지 덕이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소재 자오퉁리버풀(西交利物浦)대학에서 도시설계를 가르치는 오스틴 윌리엄스 교수는 "중국의 경우 공산당 일당 체제여서 밀어부치기식 건설 프로젝트가 가능한데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싸고 아직은 소음문제보다 돈이 더 중시돼 에어로트로폴리스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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