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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화장품신화'의 민낯,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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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브로커 통해 부장판사 접촉…임직원도 등 돌려

[이슈人]'화장품신화'의 민낯,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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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중저가 화장품 업계에서 신화적인 성공스토리를 만들었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추락했다. 그간의 명성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됐다.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화장품업계의 미다스손'에서 '도박ㆍ폭행ㆍ로비의 신'으로 전락했다. 임직원조차 등 돌릴 판이다.


정 대표가 지난해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을 때까지만 해도 네이처리퍼블릭 임직원은 그를 굳게 믿었다. 직원들은 대표가 복직할 때까지 회사를 지키려고 온 힘을 다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직원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정 대표를 둘러싼 로비 의혹에 회사 임직원은 고개를 떨궜다.

정 대표는 맨손으로 2개 기업을 성공시킨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남대문시장에서 트럭장사로 시작해 20대 후반인 1993년 세계화장품을 설립하며 화장품 업계에 입문했다. 화장품 브랜드 '식물원'(1996년) '쿠지'(1998년)를 거쳐 2003년 12월 '더페이스샵'을 창업했다.


정 대표는 화장품브랜드 더페이스샵이 성공한 2005년부터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더페이스샵은 론칭 2년 만에 연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며 대박을 냈다. 그는 같은 해 사모투자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에 지분 70%를 매각해 1000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후 2010년 어피니티와 함께 지분을 LG생활건강에 총 4667억원에 재매각했다. 이때도 20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대표는 2009년 네이처 리퍼블릭 지분 100%를 인수한 뒤 201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화장품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6년 만에 연 매출 2800억원 규모의 국내 5위 브랜드숍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으로 기소되면서 그의 날개는 꺾였다. 정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구속 중이던 정 대표는 여성 변호인 폭행 혐의로 고소 당한 데 이어 자신의 구명을 위한 전방위 로비의혹에도 휩싸였다. 부장판사와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주고 처벌 수위를 낮추도록 한 의혹이 불거졌다. 법조브로커가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배당받은 부장판사를 접촉한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화장품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유통기업과 서울 메트로 등에 로비를 일삼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네이처리퍼블릭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오너 개인적인 비리로 회사가 압수수색 당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시계도 멈췄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증시 상장과 중국 진출 등의 모든 사업 계획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오너 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와 회사 조직도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 영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정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 지분 75.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대표의 동의 하에 전문경영인 영입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직하는 직원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사주를 받은 일부 직원은 상장에 차질을 빚으면서 낙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정운호 대표가 더페이스샵을 비상장으로 매각해 차익을 남겼으니, 이번에는 상장해서 회사를 팔아 제대로 거액을 손에 쥐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경영 일선으로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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