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를 도시가스로…달라진 소매곡리 주민들의 삶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냄새나는 마을을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강원도 홍천 소매곡리의 지진수 이장은 26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16 아시아미래기업 포럼'에서 악취를 풍기는 혐오시설이 있던 마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변신했는지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이 마을의 핵심은 분뇨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마을에서 쓸수 있는 도시가스로 바꾸는 것이다. 이 가스는 생활·난방용, 농작물 재배용으로도 쓰인다.
홍천군 일대에서 타운으로 실려 오는 분뇨는 하루 80톤, 음식물쓰레기는 20톤 규모다. 15t짜리 대형트럭들은 가축 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쉴새 없이 실어나른다. 트럭에서 옮겨진 원료들은 1700톤짜리 탱크 두개에 담겨 30일간 발효된다. 지 이장은 "타운에서 이 분뇨와 쓰레기는 '생산원료'"라며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는 관을 통해 '바이오가스 제조시설'로 옮겨져 정제돼 도시가스로 변신한다"고 소개했다.
이 가스를 공급받는 홍천군 주민들의 삶도 달라졌다. 여기서 연간 생산되는 도시가스는 700가구가 하루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겨울철 기름보일러를 땔 때는 40만원 수준이던 난방비가 이제는 20만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바이오가스를 뽑아낸 분뇨는 자원화시설을 거쳐 농지에서 쓸 수 있는 퇴비와 액비로 재탄생한다. 지 이장은 "퇴비를 주민들이 싸게 쓸 수 있으니까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소개했다. 하루 500포씩 만들어지는 퇴비는 연간 5200만원의 수익을 거둔다.
지 이장은 "타운에서 생산된 도시가스로 냉ㆍ온방을 하는 시설하우스를 만들어 상추 수경재배를 시작해 춘천 닭갈비협회와 계약해 제공하고 있다"며 "남는 가스는 농작물 건조를 하는데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타운 한켠에 마련된 태양광 발전소는 시간당 340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한다. 하수종말처리장에서도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정화된 후 강으로 방수되는 물로 수력발전을 해 전기(시간당 14㎾)를 생산한다. 이 전기는 센터에서 쓰고 전력거래소에 판매도 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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