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열차 탈선 사고로 중지된 전라선 여수 엑스포역과 순천역 구간의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경찰은 사고 열차를 운전한 기관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22일 오전 3시 41분쯤 여수시 율촌면 월산리 율촌역 인근에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 1517호가 선로를 벗어나는 기관차가 뒤집히고 객차 4량이 궤도를 이탈해 이 중 2량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기관사 1명이 숨지고 승객 8명이 부상했다.
코레일은 탈선하지 않은 객차를 순천역으로 옮기고 복구 작업에 착수해 상행선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 하행선은 밤샘 작업으로 복구 작업을 마쳐 23일 오전 5시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아홉 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사고에 대해 경찰은 열차를 운전한 부기관사 정모(55)씨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로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인 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그가 과실을 인정함에 따라 자료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자격을 갖춘 정식 기관사로 사고 당시 열차를 교대 운전했다. 당시 부기관사 자격으로 양모씨가 정씨의 업무를 보조했다. 그러나 양씨는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정씨는 사고 전날 오후 10시 45분께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기 전 코레일로부터 사고 구간(순천역∼율촌역)에서 선로 기반을 다지기 위한 궤도 자갈 교환 작업 중이기 때문에 선로를 변경하고 서행 운전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따라 그는 하행선(용산→엑스포역)으로 운행하다가 순천역에서 관제사 지시에 따라 속도를 줄이고 시속 35㎞ 이하로 운행했다. 이후 10여㎞ 떨어진 공사 현장을 지나 율촌역에서도 다시 속도(시속 35㎞ 이하)를 줄이고 하행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를 어기고 사고 지점에서 평소처럼 시속 127㎞로 운행, 곡선 구간에서 탈선 사고를 일으켰다.
정씨는 관제사 지시가 있었지만, 사고 구간이 선로 변경지점이라는 점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율촌역이 아닌 덕양역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