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 시범사업 대상과 사업자 선정방식 확정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시공사가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발주자와 협의한 공사비 내에서 책임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시공책임형CM(CM at Risk)'이 공공부문에서 최초로 시행된다. 또 건설사가 직접 세부 공종별로 물량과 단가를 산출해 입찰에 참여하는 '순수내역입찰제'도 공공부문에 첫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는 공사에 시공책임형CM 등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현재 건설공사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설계-시공 분리발주'는 단순 도급방식으로 표준화된 시공을 하는 데는 유리하다. 하지만 설계단계에서 시공 리스크를 모두 찾지 못해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비 초과, 공기 지연 및 이로 인한 분쟁 증가 등 많은 문제가 발생돼 왔다.
시공책임형CM은 해외에서 통용되는 선진 발주방식이다. 시공사가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시공사의 시공 노하우를 설계에 미리 반영하고, 설계가 종료되기 전 발주자와 협의한 공사비 한도 내에서 책임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제도다. 설계오류와 재시공 등의 가능성을 줄이는 한편 발주자의 정확한 요구를 미리 설계에 반영해 설계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건설사의 견적능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2007년 도입된 순수내역입찰제도 최초로 공공부문에 시범 적용된다. 국토부는 건설사가 직접 공종별로 물량과 단가를 산출해 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가격 위주의 단순 입찰 참가가 아닌 업체간 견적능력에 기반한 기술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우선 발주규모가 크고 사업관리 역량이 있는 산하 발주기관을 중심으로 기관별 1~2건에 대해 올 3분기내 발주를 목표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시범사업 대상과 사업자 선정방식 등은 특례 마련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확정할 계획이다.
향후 성과평가를 거쳐 모범사례를 타 발주기관과도 공유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필요시 계약법령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간 경직적으로 운영된 건설공사 발주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업계간 기술 경쟁이 더욱 촉진되고, 양질의 해외수주를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선진 발주제도가 국내에 정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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