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두주자 힐러리 클린턴 유세 현장 가보니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인간의 권리는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다."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 뉴욕주 경선을 하루 앞둔 18일,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뉴욕의 여심(女心)을 사로잡기 위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힐러리 전 장관을 보기 위해 유세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맨해튼 힐튼호텔에서 그를 기다렸던 150여명의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그의 발언마다 화답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인간의 권리가 곧 여성의 권리라는 것을 십분 강조하며 "이는 여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가족에 관계된 문제라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경제 문제에 대해 다들 얘기하는데 그것도 중요한 문제 중 하나지만 동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똑같이 일하고도 왜 우리는(여성들은) 더 적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게 힐러리의 주장이다. 그는 "남성이 1달러 벌 때 여성이 79센트만 번다고 물건을 살 때 그만큼 할인해 주는 가게는 없다"며 "우리가 '우먼 디스카운트(women discount)'를 받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던 그 많은 젊은 여성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며 "동등하지 않은 처우, 고용, 불투명성 등은 이들을 본인이 원하지 않는 분야에서 일하게 만들었고 우리는 이것을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여성들이 유방암 보험료를 내지 않을 수 있게 해야 하며, 정신병, 중독 등도 보험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여성을 위한 정책도 내놓았다.
여권(女權)에 대한 발언은 자연스럽게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에게로 이어졌다. 그는 "지금까지 말한 해결책들은 공화당 때문에 벌어진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며 "공화당은 최저 임금 인상도 우려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현재 최저 임금도 높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름이 나오자 관중들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야유를 쏟아냈다. 힐러리 전 장관은 기름을 더 부었다. 그는 트럼프가 '낙태 여성을 벌해야 한다'고 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이것은 우리가 투표를 하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를 말한다"며 "내가 (백악관에) 머물게 된다면 우리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관객석에서 함께 한 린드세이 보든은 "감명 깊은 연설이었다"며 "진짜 사람에 대한 진실한 얘기들을 하는 면이 좋았으며 그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때 힐러리 캠프에서도 자원봉사를 했었다는 한국계 미국인 심 모군은 "미국 내 여성 유권자들의 성향이 가족이 아닌 본인 자신의 의지에 따라 투표에 나서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그들의 성향에 맞는 경선 후보인 만큼 힐러리가 뉴욕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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