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내츄럴엔도텍株 급등 직전 장외 매입
내부정보 매입의혹 더 커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내부정보를 통한 주식매입 의혹이 커지고 있는 서흥이 지난해 11월에도 주가 급등 직전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7일 본지보도)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의약품 캡슐 제조업체 서흥은 지난해 11월2일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의 내츄럴엔도텍 보유지분 72만3118주(3.71%)를 150억원에 장외에서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직전 30거래일 평균가(2만3513원)보다 10% 이상 할인된 약 2만744원이다. 서흥은 거래에 관한 공시를 당일 오후 5시42분 게재하고 "상호 협력을 통한 공동발전을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공시가 나가고 11분 후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9월8일과 9월9일 제조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에 대해 검사명령을 신청한 사항과 관련해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현장점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혼입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판매 허용이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서흥에 지분을 판 날과 식약처로부터 백수오 판매가 허용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날이 겹친 셈이다. 내츄럴엔도텍이 서흥에 이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주식을 매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츄럴엔도텍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는 정보가 주식시장에 반영되기 직전 '긴밀한 관계'에 있는 회사와 내부 거래를 한 점은 분명하다. 다음날(지난해 11월3일)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18.3% 급등했다.
최근 서흥의 주식 매입이 사전에 미리 정보를 취득하고 행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내츄럴엔도텍이 이번에 유럽 제약사 스타다에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에스트로지'이다. 에스트로지의 캡슐제조사는 바로 서흥이다. 서흥은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백수오 원료를 받아 백수오시크릿을 만들고 이를 TV홈쇼핑 채널인 CJ오쇼핑에 납품하기도 했다.
양주환 서흥 대표가 2009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내츄럴엔도텍이 정회원으로 있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두 회사의 사이가 더욱 긴밀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건강기능 식품에 대한 기능성표시와 광고심의 권한이 있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에 대한 허위광고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이미 수차례 제기됐었다. 에스트로지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연상시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허위광고를 하는데 협회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보고된바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달 3일 식약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제18조 허위, 과대, 비방의 표시, 광고 금지) 위반으로 영업정지 7일과 품목류제조정지 2개월 처분이 내려졌으나 이에 불복해 소송을 준비중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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