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수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던 50대 남성이 병원 앞에서 분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8일 경기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25분께 경기도 성남시의 한 안과병원 앞에서 박모(59)씨가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분신 전 박씨는 오전 11시20분께 1ℓ짜리 시너 두 통을 들고 병원을 찾아 시너를 병원 안과 자신의 몸에 뿌렸다. 이에 원장이 바깥으로 대피하자 뒤따라나가며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몸에 스스로 불을 붙였다.
마침 병원 측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박씨 몸에 붙은 불을 소화기로 진화했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박씨는 얼굴과 상반신 등에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해당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은 박씨는 수술 이후 사물이 2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으로 인해 병원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3월 말부터 병원 앞에서 ‘수술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다가 병원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당해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박씨가 계속 병원을 찾아와 합의금을 요구했다”며 “대학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갑자기 찾아와 분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의 상태가 호전되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며 “병원 안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를 것처럼 위협했기 때문에 박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 예비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아라 인턴기자 joa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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