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는 11~13번홀, 2011년 12번홀에서 '4퍼팅 악몽', 왓슨은 2013년 무려 10타 '셉튜플 보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승부처는 11~13번홀."
마스터스의 격전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 승부처가 바로 11~13번홀, 이른바 '아멘코너'다. 허버트 워런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기자가 1958년 재즈 밴드 연주곡 '샤우팅 앳 아멘코너'에서 힌트를 얻어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11번홀(파4ㆍ505야드)이 출발점이다. 페어웨이 왼쪽의 워터해저드가 위협적이다.
12번홀(파3)이 정점이다. 155야드에 불과하지만 '래의 크릭(Rae's creek)'이라는 개울에 3개의 벙커가 그린을 철통같이 엄호하고 있다. 13번홀(파5)이 상대적으로 쉽다. 510야드의 짧은 전장이 '2온'을 유혹하고, 성공하면 이글이나 버디를 노릴 수 있다. 실패하면 그러나 응징이 확실하다. 페어웨이 왼쪽을 따라 크릭이 흐르다가 그린 앞을 가로지르고, 오른쪽에는 무성한 숲이 시야를 가려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실제 2011년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 4라운드에서 '아멘코너의 저주'에 걸려 무려 8오버파를 치면서 공동 15위까지 추락했다. 1, 5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직후 7번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지만 후반 9개 홀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10번홀(파4) 트리플보기로 멘털이 붕괴됐고, 11번홀(파4)에서는 3.5m 거리에서 3퍼팅을, 12번홀(파3)에서는 4퍼팅을 했다.
가장 불운했던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6승의 톰 웨이스코프(미국)다. 1980년 티 샷이 다섯 차례나 워터해저드로 직행하면서 13타를 적어냈다. 2012년 우승자 버바 왓슨(미국) 역시 '희생양'이다. 타이틀방어에 나선 2013년 최종 4라운드에서 세 차례나 공을 물에 빠뜨리며 가까스로 '9온 1퍼트'로 마무리했다. 10타, 셉튜플(septuple) 보기다.
왓슨이 2014년 최종일 이 홀에서 천금 같은 파를 잡아 두번째 우승의 동력을 만들었다는 대목이 재미있다. 1타 차로 추격하던 조던 스피스(미국)의 티 샷이 워터해저드로 날아가면서 보기를 범해 2타 차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승기를 잡은 왓슨은 13번홀(파5) 버디로 3타 차로 달아났다. 시시각각 바뀌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른 클럽 선택이 관건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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