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센의 알바트로스, 미켈슨의 '클러치 퍼팅', 우즈의 '매직 칩 샷' 등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잊을 수 없는 순간들(unforgettable moments)."
마스터스 역사상 최고의 샷은 진 사라센(미국)의 1935년 최종 4라운드 15번홀(파5) 4번 우드 샷이다. 4개 홀을 남겨 놓고 선두 크레이그 우드(미국)에게 3타 뒤진 상황에서 두번째 샷을 그대로 홀인시켜 알바트로스를 잡아내 순식간에 동타를 만들었고, 다음날 36홀 연장전 끝에 기어코 우승을 차지했다. 사라센은 바로 이 우승으로 현대적인 의미의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필 미켈슨(미국)은 2004년 최종일 18번홀(파4)에서 최고의 '클러치 퍼팅'을 선보였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공동선두에서 경기를 마치고 연장전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5.4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마침표를 찍었다. 메이저대회 47번째 등판에서 '무관의 제왕'이란 불명예를 털어냈다는 의미를 더했다. 미켈슨은 딸 아만다에게 "마침내 아빠가 해냈다"며 "믿을 수 있겠니?"라고 말했다.
우즈는 2005년 4라운드 16번홀(파3)에서 '매직 칩 샷'으로 우승의 동력을 마련했다. 티 샷을 러프에 빠뜨려 파 세이브도 쉽지 않은 순간 그린 오른쪽에서의 칩 샷은 홀 8m 거리에 떨어진 뒤 90도로 꺾이면서 경사를 타고 흘러, 그것도 1.5초 정도 잠시 멈췄다가 들어가는 기적을 연출했다. 우즈는 이 기세를 몰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버디'를 솎아냈다.
버바 왓슨(미국)은 2012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10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두번째 홀에서 '환상적인 리커버리 샷'을 보여줬다. 티 샷이 숲속으로 날아가 위기를 맞았고, 그린까지 가는 155야드의 경로는 빽빽한 나무가 가로 막았다. 왓슨은 그러나 거의 오른쪽으로 90도가 꺾이는 기술 샷을 구사해 공을 홀 3.3m 지점에 떨어뜨려 '우승 파'를 낚았다.
우스트히즌은 당시 2번홀(파5)에서 작성한 '신기의 알바트로스'가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260야드 거리에서 4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했고, 공은 그린 앞쪽에 떨어진 뒤 25m를 굴러 그대로 홀 안으로 사라졌다. 2번홀 알바트로스는 이 대회 사상 처음, 알바트로스는 역대 4번째다. 왓슨에게 연장에서 패해 그린재킷을 내줬지만 골프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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