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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총리실 '민간인 사찰' 5억원 국가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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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때 '민간인 사찰' 손해배상…피해자 김종익씨 가족에게도 배상해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가 국가로부터 4억8500여만원의 배상을 받게 됐다. 또 김씨의 부인과 2명의 자녀, 어머니에게 모두 3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KB한마음 전 대표 김종익씨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김씨에게 4억8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등 '민간인 사찰' 사건에 연루된 다른 사람들도 공동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이 전 비서관은 2008년 7월 이 전 지원관 등 국무총리실 직원들에게 '반(反)대통령' '반(反)정부' 여론차단을 주된 업무로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KB한마음 대표로 근무하던 김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법, 총리실 '민간인 사찰' 5억원 국가배상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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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 전 비서관은 김씨에 대한 내사를 지시했다. 김씨는 내사 과정에서 2008년 9월 사임했다. 이 전 비서관과 이 전 지원관 등은 민간인인 김씨에 대한 사찰을 단행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씨와 그의 가족들은 국가와 이 전 비서관, 이 전 지원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 측은 "(이 전 비서관 등이) KB한마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게 하고, KB한마음 주식 1만5000주를 헐값에 타인에게 양도하게 했다"면서 "국가는 공무원 위법행위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국가와 이 전 비서관, 이 전 지원관 등이 김씨에게 4억2500여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불법행위로 인해 김종익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대한민국은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김종익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2심은 김씨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6000만원 늘려 4억8500여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또 김씨의 부인에게 2000만원, 2명 자녀와 어머니에게 각각 각각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씨와 그의 가족에게 5억2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셈이다.


2심은 "블로그에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글 등을 게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적법한 공무집행 범위를 넘어서 민간인인 원고 김종익에 관해 불법적인 사찰을 진행했다"면서 "김종익이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으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김씨에게 1심 손해배상액에 추가로 위자료 6000만원을 지급하고, 가족들에게도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가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것인 만큼 원고 김종익의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모두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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