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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아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3초

빈섬의 '시샘'

만우절 아이 - 이빈섬.



아린 봄날
오늘이 그날인지도 모르고 태어난 아이
하나의 별빛이 지고난 다음
캄캄했던 침묵이 고이는 침을 모아
이윽고 뱉은 한 마디
넌 거짓말처럼 찬란한.
한 생애를 없던 일로 할 수도 있는,
농담의 정원
푸른 시(詩) 몇 줄기
후두둑 시간의 잎을 두드린
늦은 오후의 숨,소리.
꽃들의 터널 깊은 곳으로
나를 오라고 부르며 달아나는
빛의 뒷모습
구름 가득한 하늘이 발 아래 보이는
벼랑끝 걸린 신발 한 짝
태어나지 않은 문장이
이미 말을 끝낸 입처럼
꾸욱 다문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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