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광진을 여야 교체 감지…국민의당, 노원병이 전국정당 분수령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여야 각당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개시일인 31일 서울 취약 지역구를 찾아 후보들을 격려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뿐 아니라 구로, 마포 등 취약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여당 약세 지역인 구로을을 찾아 "첨단 산업단지의 잠재력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체돼있는 것은 야당이 12년간 차지하면서 지역발전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공격했으며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야 우리나라의 답답한 경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출근인사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당 후보가 더 확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행보는 여야 모두 서울 '텃밭 1번지' 사수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여야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텃밭을 자부했던 지역구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되는 용산구가 12년만에 야당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광진을 등 전통적인 야당 우세 지역이 여당에 빼앗길 판이다. 국민의당도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할 서울 노원병에 노란불이 켜진 상태다. 여야 대표가 20대 총선 첫날 공식 유세일정에 각 당의 텃밭을 넣은 것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용산은 1988년 이후 30여 년 간 단 한 차례만 제외하고 보수당이 장악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 3선인 진영 후보가 공천배제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12년만에 여야 교체 운명을 맞게 됐다.
조선일보가 지난 26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8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 후보가 34.7%, 황춘자 새누리당 후보가 30.9%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3%p)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민주는 광진을을 내줄 운명에 처했다. 광진을은 1995년 성동구에서 분구된 이후 보수당이 한 번도 의원을 배출하지 않은 전통적인 야당 우세지역이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5선에 도전하는 추미애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에 위협받고 있다.
안철수 대표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는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가 위협을 가하고 있다. SBS가 이달 29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안 후보가 38.7%로 이 후보(33.4%)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특히 국민의당은 호남당으로 남냐, 전국정당이 되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어 수도권 승리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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