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제조업과 비제조업 체감경기가 다섯달만에 올랐다. 지난달 개성공단 폐쇄, 북한 미사일 영향으로 발생했던 북한 리스크가 줄고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일부 해소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6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71) 이후 꾸준히 하락했던 기업경기실사지수가 5개월만에 반등한 것이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번 제조업 체감경기 상승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3월 대기업 업황 BSI는 75, 수출기업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대비 각각 7포인트와 9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과 내수기업도 지난달보다 3포인트와 2포인트 상승해 57과 66을 기록했다.
하세호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지난달 북한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었지만 이달 들어 완화됐고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줄어들었다"며 "이로 인해 업황종사자들이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이 꼽은 3월 경영 애로사항에서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전월에 비해 2.7%포인트 줄어든 20.4%로 나타났다. 2월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 1위는 내수부진(24.6%)이었고, 경쟁심화(11.4%), 수출부진(10.3%), 환율(7.9%) 순으로 나타났다. 경쟁심화와 내수부진을 선택한 기업은 전월보다 각각 1.2%포인트, 0.6%포인트 줄었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석유정제·코르스와 화학물질·제품 업황BSI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관련 부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BSI가 9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 업황BSI도 다섯달만에 반등했다. 3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68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10월(74) 이후 이어져온 감소세를 멈췄다.
비제조업체들이 꼽은 3월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부진(23.6%), 경쟁심화(16.1%), 불확실한 경제상황(15.7%), 자금부족(7.5%),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6.0%), 정부규제(5.25) 순으로 나타났다. 2월과 비교해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1.8%포인트 줄고 경쟁심화는 1.2%포인트 늘어나면서 두 항목의 순위가 바뀌었다.
기업가들은 다음달에도 업황 전망이 나아질 것이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제조업 업황전망BSI와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각각 70과 71로 두 지수 모두 전월 전망치보다 4포인트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7~24일에 진행됐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총 2790개 업체가 조사에 응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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