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종인의 미션 임파서블, 답은 死였다

시계아이콘01분 4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오래전 '상도'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임상옥은 스승이었던 석숭스님으로부터 인생의 중대한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꺼내는 3가지 세 가지 비책을 받는다. 그 첫번째는 죽을 사(死)였다. 드라마속에서 임상옥은 청나라 상인들의 담합에 맞서서, 청나라에 가져왔던 홍삼을 불살라 버릴 각오를 보여, 청나라 상인들의 항복을 받아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또한 지난주 그랬다.

김 대표는 20일 더민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안이 거부되자 강력 반발했다. 당시 중앙위원 등은 이른바 칸막이 투표를 통해 중앙위원의 비례대표 순번 추천권이 무력화 된 점,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배정,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일부 인사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김종인의 미션 임파서블, 답은 死였다
AD


중앙위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김 대표는 회의장을 나간 뒤 '당무거부', '사퇴 시사' 등에 나섰다. 김 대표가 사퇴라는 사(死)카드를 꺼내자 총선을 20여일 앞둔 더민주는 급하게 움직였다. 당내외 강경파들은 김 대표에 대한 예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연이어 발표했고,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급거 상경해 김 대표를 설득했다.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의 집을 찾아가 일괄사의 의사를 밝혔다. 더민주 주요 구성원 모두가 사퇴 카드를 꺼내든 김 대표를 만류하기 총력전에 나섰다.

김 대표는 23일에서야 "고민 끝에 일단 당에 남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중앙위 비례공천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 정체성에 당이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우리 더민주는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것을 노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관련해 김 대표는 "모든 힘을 다해 이 당에 기본적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정상화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다하기로 결심을 하고 이 당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서슬에 더민주는 일단 고개를 숙인 모양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당의 정체성을 바꾸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재의 정체성으로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당에 복귀하기로 한 날 더민주는 그동안 정의당과 야권연대를 위해 후보자를 내지 않기 위해 비웠뒀던 경기 고양갑(심상정 정의당 대표 지역구)과 경기 안양동안을(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 출마지)를 전격적으로 공천 결정을 내렸다. 진보성향의 정의당과의 야권연대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한 행보로밖에 보일 수 없는 대목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대표의 사퇴논란에 대해 "김 대표가 당에 왔을때 사표 한 장 품에 안고 오지 않고 않았겠냐"고 말했다. 김 대표로서는 지도력에 문제가 생기는 결정적 순간에 사표를 꺼내들어 반전을 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이라는 난관을 사(死)를 통해 해결했다.


김 대표의 이후 행보는 순탄할까? 김 대표가 손보겠다는 정체성 논란은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당을 대표하는 중앙위에서 당이 지향해야 한다는 지향점과, 김 대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서로 달랐다. 외부에서 온 손님격인 김 대표가 당의 성격을 바꾸겠다는 도전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의사라는 비유를 통해 당을 바꾼다고 말한다.일단 현재는 임박한 선거라는 일정, 여당 뿐 아니라 야당과 맞서 싸워야하는 상황 논리 속에서 갈등은 분출되지 않지만 총선 이후에는 갈등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는 이 때 어떤 카드를 꺼내들까.


참고로 조선의 거상 임상옥이 꺼내든 두번째 비책은 솥 정(鼎)이었다. 세 개의 다리 어느 것 하나라도 없으면 넘어지는 것이 바로 솥이다. 김 대표나 더민주로서는 진보나 중도, 호남 어느 한 쪽에만 힘을 쏟을 경우 세 다리로 서지 못하고 기우뚱해지거나 넘어지는 솥이 의미하는 바가 크지 않을까.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