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6% 아시아나 10% 이상 상승
여객수요 회복세·환율 하락 효과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항공주가 유럽발 테러와 한국의 첫 지카바이러스 환자 발생 등 잇단 악재에도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6.5% 올랐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도 각각 10.3%, 14.1% 오르는 등 상승궤도를 날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터키 이스탄불의 자살 폭탄테러와 국내 첫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발생,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 등 '삼중고'에도 약보합세로 버티며 크게 휘둘리지 않는 모습이다.
항공주가 선방하고 있는 것은 우선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발병으로 주춤했던 국제여객 수요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덕이다. 1월과 2월 인천공항 국제여객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 16.1% 증가했다. 메르스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중이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올해 항공기 6대를 신규로 도입해 총 보유 대수를 26대로 늘릴 계획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임대와 유류비, 보험료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을 예로 들면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내릴 경우 외화환산손실 약 920억원을 아낄 수 있다. 또 달러가 싸지면 해외여행객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전날 종가기준 원ㆍ달러 환율은 1161.2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75.5원(6.1%) 하락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40달러선을 뚫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 하락 효과가 일정부분 상쇄될 여지는 남아있다.
'주가가 싸졌다'는 인식도 투자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60% 수준까지 폭락했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자회사 한진해운의 재무리스크 부담이,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노선의 수익성 저하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NICE신용평가는 지난 22일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재무부담은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국제여객 수요 회복과 3분기 성수기 기대감 등으로 단거리노선 수익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투자포인트"라며 "특히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노선의 인바운드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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