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면 들수록 짠 음식 찾는다

일산백병원 연구팀, 연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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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짠 음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의 하루 2g 이상 나트륨 섭취 비율이 20대보다 7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60대 이상 고연령 층의 하루 6g 이상 나트륨 섭취 비율은 20대의 3배 이상이었다.

인제대의대 일산백병원 김동준 교수(당뇨병내분비센터장)팀이 보건복지부의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1만8000명의 연령별·성별·직업별 나트륨 섭취량을 검사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단순 설문조사가 아니라 대상자의 소변 샘플에서 직접 24시간 동안 나트륨·크레아티닌의 양을 측정했다.

우리나라 한 사람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349㎎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 제한량인 2000㎎(소금으로 환산하면 5g)의 두 배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나트륨을 하루 2000㎎ 섭취하는 사람은 전체 연구대상자의 18.5%였다.

나트륨 섭취량은 연령대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대의 하루 나트륨 2000㎎ 이상 섭취율과 비교하면 30대는 1.8배, 40대는 2.5배, 50대는 3.9배, 60대는 5.9배, 70세 이상은 7배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짠 음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WHO 권장량을 3배나 초과하는 하루 6000㎎ 이상 나트륨 섭취율도 20대 대비 40대는 1.5배, 50대는 2.4배, 60대는 3.1배, 70대는 3.3배였다.

김 교수팀은 "나이가 들면 미각과 후각이 감소해 소금이 많이 든 짠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나트륨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혈압·심장병·골다공증·신장 질환·위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성별론 여성이 남성보다 나트륨 섭취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하루 2000㎎ 이상 나트륨 섭취율과 하루 6000㎎ 이상 나트륨 섭취율은 남성의 각각 1.6배, 1.8배였다. 이는 남성의 나트륨 섭취량이 여성보다 더 높게 나오는 서구의 연구결과와 상반된다.

김 교수는 "북미·유럽인은 가공식품을 통해 나트륨을 주로 섭취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선 가정 음식의 맛을 높이기 위해 간장과 소금 등 나트륨 함유 향신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 여성은 상대적으로 가정에서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나트륨 섭취 줄이기는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 질병 예방 관리 방법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선 소금 섭취량을 3g 줄이면 연간 심장병 12만 명, 뇌졸중 6만6000명, 심근경색 9만9000명, 모든 원인의 사망자를 9만2000명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메디신'(Medicine)지 올 3월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