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세계적 신용평기기관인 무디스(Moody’s)는 21일(미국 뉴욕 현지시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평가보고서(Credit Opinion)를 통해 현행 등급 'Aa2(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현재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뒷받침하는 강점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회복력 ▲건전재정 기조 및 양호한 국가채무 ▲1997년 이후 지속된 구조개혁 ▲감소된 대외취약성 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도전요인으로는 ▲경쟁력 유지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 ▲가계부채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지적했다.
무디스는 경제의 규모, 다양성, 경쟁력 등으로 향후에도 높은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하에서 견조한 중장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경제적 강점을 가진 국가들로 호주(Aaa), 캐나다(Aaa), 아랍에미리트(Aa2), 미국(Aaa) 등을 꼽았다.
무디스는 또 정책 수립 및 집행의 효율성(effectiveness)에서 볼 수 있는 견실한 제도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같은 제도적 강점을 가진 국가들로 독일(Aaa), 홍콩(Aa1), 영국(Aa1) 등이 소개됐다. 재정·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했으며, 정보공개 역시 매우 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흑자 통합재정수지 기조로 인해 지난해에도 선진국 중에서도 낮은 수준인 GDP 대비 2.9%에 불과한 적은 국채발행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비교적 견조한 중장기 성장세는 향후 정부재정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우발채무인 공공기관 부채는 2006년 GDP 대비 15%에서 2013년 36%로 증가했으나, 정부가 추진 중인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 성공해 지난해 30%대로 감소하는 등 위험성이 완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굳건한 한미동맹과 중국의 영향력으로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기는 어려우며, 이보다는 북한 내부체제 붕괴로 인한 우리나라 정부재정 부담이 더 위험한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전쟁위험(war risks)은 정부의 지급결제 시스템에도 단기적으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유동성 및 은행부문의 대외취약성과 관련된 위험은 낮다고 분석하면서,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과 상당규모의 외환보유액으로 인해 견조한 대외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단시간 내에 금융안정성에 대한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소비와 경제성장에 잠재적인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 이후 순국제투자포지션이 강화되는 추세이며, 2014년 말에는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GDP 대비 14.7% 수준인 198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향후 등급전망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제는 향후 3?5년간에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펀더멘털과 부정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갖추고 있으나,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와 중국 경기둔화 등의 도전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등급조정 요인으로는 성장동력 제고에 기여할 구조개혁의 조기성공 및 확대, 비금융 공공기관의 제도효율성 및 부채감소의 추가적인 가속화 등을 상향요인으로 꼽았다. 하향요인으로는 진행 중인 구조개혁의 후퇴와 중장기 성장동력 약화, 정부 재정건전성의 약화, 북한 내부체제 붕괴와 군사적 충돌 등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 등을 들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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