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용건수 9899만건, 금액도 62조원
카드론·대부업 대출에 밀려 역대 최저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난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 건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억 건을 밑돌았다. 이용금액도 62조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카드론이나 대부업체 대출 등 다른 금융상품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건수는 9899만7000건으로 전년대비 9.1% 감소했다.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이용건수가 1억건 아래로 떨어졌다.
현금서비스 이용건수는 2002년 4억8138만4000건에서 2003년 3억1432만건, 2004년 2억348만5000건으로 크게 줄었다. 2003년 당시 카드대란으로 인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엔 1억886만6000건으로 간신히 1억건을 넘더니, 지난해엔 마침내 1억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현금서비스 이용 금액도 62조3334억5800만원으로 2014년(65조2726억9900만원)에 비해 4.5% 줄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2년 357조4652억4500만원이었던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2004년 126조5740억3000만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 이후 2014년엔 65조2726억9900만원으로 10년만에 다시 반토막났다.
현금서비스 금액과 이용건수가 줄어든 것은 카드론이나 대부업체 대출상품 등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현금서비스에 비해 수수료율이 낮고 대출 기한이 긴 편이다. 또 대부업체 대출상품은 카드사에 비해 심사기준이 덜 까다롭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은 카드론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은 대부업체로 이동한 셈이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 현금서비스가 금융상품으로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카드사 현금서비스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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