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이 한국서 원화 발행 땐 '아리랑', 日서 엔화 발행 땐 '사무라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포모사본드, 아리랑본드, 사무라이본드, 딤섬본드, 캥커루본드……
KDB산업은행이 최근 3억달러 규모 포모사본드 발행에 성공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유통되는 각종 채권들의 독특한 이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곧바로 해당 국가가 연상되는 이들 채권들은 외국기업이나 외국금융사가 채권을 발행할 나라의 현지 통화로 현지에서 유통시키는 외국채의 별칭이다.
예컨대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원화로 발행한 채권을 아리랑 본드라고 하고, 일본에서 엔화로 발행하는 채권은 사무라이본드라고 부르는 식이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금융시장에서 대만 달러 이외의 통화로 발행된 채권을 뜻한다. 포모사는 '아름다운 섬'이란 뜻으로 대만을 지칭하는 말에서 왔다.
동물 이름을 붙인 채권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판다를 본 뜬 판다본드가 대표적이다. 호주의 캥거루본드와 런던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로 발행되는 불독펀드 등도 동물이름에서 왔다. 음식 이름을 붙인 채권으로는 홍콩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인 딤섬본드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뉴질랜드의 키위본드, 미국의 양키본드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외국채인 아리랑 본드는 지난 1995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원화 800억원어치를 발행한 게 최초다.
그렇다면 아리랑본드와 김치본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김치본드는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달러화나 유로화등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2006년 베이스턴스 은행이 3억달러 규모로 국내에 달러화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김치본드'의 최초 발행이다. 즉 우리나라에서 발행한다는 점에서 아리랑 본드와 같지만, 발행통화가 아리랑 본드는 원화로, 김치 본드는 외화 표시채권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는 김치본드와 같은 경우를 쇼군본드라고 부른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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