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을 하다 보면 부엌에 없으면 불안한 재료들이 몇 있다. 달걀이나 우유, 양파, 파, 마늘과 같은 기본적인 재료부터 반쯤 조리가 끝난 냉동식품 몇 가지, 라면 정도는 있어야 하루 정도의 게으름 끝 갑작스러운 가족들의 요구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집에서 냉동만두는 절대로 떨어져서는 안 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반찬이 부족해도, 밥이 부족해도 다방면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랄까! 그러다보니 군만두, 찐만두, 물만두...... 참 다양하게도 조리해 먹은 듯하다.
다른 나라에도 만두 비슷한 음식이 참으로 많다. 지난번 소개했던 ‘사모사’도 그렇고, 이탈리아의 파스타 중 하나인 ‘라비올리(Ravioli)’도 그렇다. 오늘은 파이같기도 하고, 공갈빵 같기도 하며, 튀긴 만두 같기도 한 재미있는 남미 음식 ‘빠스뗄(Pastel)’을 소개하고자 한다.
빠스뗄은 얇게 밀어낸 반죽 속에 고기와 치즈 등을 넣어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빠스뗄을 파는 시장을 ‘빠스뗄라리아(Pastelaria)’라고 부른다. 속에는 고기나 치즈 이외에도 말린 흰살 생선이나 초콜릿, 구아바 등을 으깨어 넣기도 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손님들의 입맛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즐길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네 만두는 속이 꽉 찬 반면, 빠스뗄은 속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맛만 살짝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적게 들어가고 나머지는 공갈빵처럼 겉은 부풀고, 속은 비어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완전히 익힌 속재료를 얇은 반죽으로 감싸 만두처럼 빚어 뜨거운 기름에 수십 번 뒤집어 겉의 반죽이 부풀고 황금색이 나면 재빨리 꺼내어 완성한다. 남미 현지의 시장어귀 골목에 서서 먹어야 제맛이겠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빠스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빠스뗄(Pastel)
재료(2인분)
만두피(대) 8장, 피자치즈 1컵, 햄 100g, 튀김 기름 적당량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햄은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후 피자치즈와 섞는다.
2. 만두피 중앙으로 준비한 1을 올린 후 다른 만두피로 덮어 포크로 자국 내며 접착시킨다.
3. 튀김기름을 달군 뒤 180℃의 온도에서 빠스뗄을 넣어 노릇노릇하게 튀긴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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