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년 만에 왓슨 따라 잡을 것"
올 10월 인간과 AI와 퀴즈쇼 연다
10년 내 세계 최고 수준 AI SW 개발할 것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정부가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지식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1단계 목표로 오는 10월 기계와 인간 간의 퀴즈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형철 정보토신기술진흥센터(IITP) R&D 기획본부 CP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AI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IBM의 '왓슨'은 7년 동안 개발해 2011년 퀴즈쇼에서 사람을 이겼지만 우리는 4년 만에 이를 따라잡을 것"이라며 "10월 기계와 인간과의 퀴즈 콘테스트를 시작으로 최종적으로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최종 승리를 거두면서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집중한 가운데 정부도 글로벌 기술 발전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IITP가 최근 전문가 12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국내 AI 기술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4.3년 뒤처져 있다.
정부는 10년 장기 프로젝트인 '소프트웨어(SW) 그랜드 챌린지과제'를 추진한다. SW 그랜드 챌린지 과제는 사람의 언어를 파악하는 '엑소브레인'과 사진 및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취합하는 '딥뷰'로 나뉜다.
엑소브레인은 지난 2013년 시작한 프로젝트로 지식 소통이 가능한 AI 기반 SW를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1단계 프로젝트가 끝나는 2017년까지 질의·응답 시스템을 강화해 IBM의 왓슨의 수준을 따라잡고, 2단계에서는 전문 지식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3단계는 세계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다국어 서비스로 발전한다는 목표다.
김 CP에 따르면 현재 엑소브레인의 구문 분석 성능은 IBM의 왓슨을 이미 앞섰고 장학퀴즈 주장원 우승자 수준을 달성했다.
김 CP는 "실제로 엑소브레인을 장학퀴즈의 한 참가자로 대입했을 때 33회 중 25회(75%) 우승했다"며 "질문을 자연어 형태로 이해하고 의도를 파악, 그에 적합한 답을 내놓는 기술이 구현됐다"고 말했다.
딥뷰는 이미지와 동영상을 사람처럼 이해하는 시각지능 기술이다. 영상에 나타나는 다양한 객체와 행동을 동시에 이해하고, 다음에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딥뷰는 11가지 객체와 19가지 동사를 인식하고, 5대 CCTV에서 나타나는 영상 중 70%를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영상을 보고 '주차장에 정차한 트럭에서 사람이 내리고 있다'는 문구로 설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10년 내 시각지능 글로벌 챌린지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계획이다.
SW 그랜드 챌린지과제와 함께 정부는 소규모 단위에서 진행하는 과제로 'SW스타랩'을 추진한다. 이는 기초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곳에서는 현재 '자율지능 인지 에이전트'와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MI) 생각 패턴 인식'이 연구되고 있다.
자율지능 인지 에이전트는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와 결합해 사용자의 활동을 스스로 지각, 기억, 학습, 추론하는 기술이다.
BMI 기술은 이동 중인 뇌 신호를 파악해 사람들의 생각 패턴을 연구한다. 정부는 올해 10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사이버슬론 대회에 참가해 국내 기술 수준을 확인할 계획이다.
김 CP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통해 글로벌 기술 수준과 국내 수준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AI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AI에 대한 지원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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