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의 통 큰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유럽 회사채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에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90억유로에 달하는 회사채가 발행됐다. 일일 발행액으로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다. 이 중 63억유로는 도이체방크, RBS, 산탄데르 등 금융권에서 나왔다.
채권 발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ECB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경기부양책 가운데 하나로 비금융 기업들이 발행한 유로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를 사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표가 나온 이후 수요가 몰리면서 유럽 회사채 금리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유럽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현재 0.93%로 1%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전날 유로존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일일 기준 역대 최대액인 5억45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주 9억4900만달러에 이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유럽 회사채 훈풍이 펀더멘털이 개선됐다기보다 ECB의 추가완화에 따른 현상이라면서 시장 왜곡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주 독일에서는 모기지 은행인 베를린 힙(Berlin Hyp)이 처음으로 커버드본드를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하는 등 유럽 국채 시장의 마이너스 금리 행진이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일 지멘스, 프랑스 에어 리퀴드 등 대기업 우량 회사채 중 일부는 이미 금리가 제로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ECB의 우량 회사채 매입 조치가 중소기업보다는 유럽 선진국이나 대기업들에만 수혜를 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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