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춘래불사춘…국민공천제 새 길 가는데 방해·저항으로 어려움 겪어"
김종인 "DJP연합으로 민주적·수평적 정권교체 성공"
안철수 "JP, 자민련 돌풍으로 양당구조 도전…높이 평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여야 3당 대표가 10일 김종필(90) 전 국무총리의 회고록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총출동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30여일 앞두고 제각각 고민에 빠져있는 3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현안 등에 대한 생각과 고민들을 직간접적으로 털어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 전 총리와 3당 대표를 비롯, 박관용 전 국회의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 서청원·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친박(親朴)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 등으로 최근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도 축사에 나섰다. 그는 "요새 제 마음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이다"라며 "꽃샘추위를 심하게 느껴 어딜가나 마음이 편치 않은데 모처럼 오고싶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마음이 푸근해진다"고 말했다. 춘래불사춘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김 전 총리가 불안한 정국을 묘사하면서 널리 알려진 고사다.
김무성 대표는 또 "김 전 총리는 누군가 해야 하지만 아무도 하지도 않으려는 일, 대한민국이 가지 않은 길을 온 몸으로 헤쳐나가는 참 용기를 가졌다"며 "요즘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국민공천제라는 새 길을 가려고 하는데 여러가지 방해와 저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종인 대표와 안 대표는 '야권연대'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아무리 민주화를 얘기해도 밖에서(국제사회) 보기에 여당이 계속 집권하는 사회는 민주사회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그런데 1997년 DJP연합이 이뤄져서 한국에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가 평화적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DJP연합을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뒤이어 축사에 나선 안 대표는 정권교체의 공(功)을 언급하면서도 "무엇보다도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돌풍을 일으키며 양당구조에 도전하신 것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현행 소선거구제 하에서 양당구조를 헤집고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담아내기 위한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의미한 제3당을 만들어냈던 김 전 총리의 사례를 언급해 독자노선을 시사한 셈이다.
한편 나란히 행사장 앞 줄에 앉아 있던 김종인 대표와 안 대표는 출판기념회 도중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언제 한번 만나보자고 했다"면서도 "그런 것(야권통합)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님께 물어보라"고 즉답을 피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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